“머릿속 3분의 2를 비웠으니 이제 새로운 것으로 다시 채워나가야죠.”
글로벌 컴퓨팅 및 통신 업계에서 20년 넘은 경력을 지닌 홍순만씨가 소셜네트워크분석(SNA) 전문기업 사이람 공동대표를 맡아 정보기술(IT) 업계로 돌아왔다. 지난 2008년 옛 하나로텔레콤을 마지막으로 ‘야인생활’을 한 지 3년여 만이다.
한국IBM, 옛 컴팩코리아, 한국HP 등을 거쳐 한국사이베스 사장과 옛 하나로텔레콤 부사장을 역임한 홍 대표는 IT업계에서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홍 대표의 지인들은 그와 역사, 철학, 사회에 대해 얘기하다 ‘후회’한 경험을 한번쯤은 갖고 있다. 기자 역시 2000년대 초 옛 컴팩코리아에 근무하던 홍 대표를 만나 역사를 화제로 꺼냈다가 한 시간 넘게 역사학 강의를 들으며 곤혹(?)스러워 한 적이 있다.
18일,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주듯 오랜만에 IT업계로 돌아온 홍 대표의 손에는 ‘옆으로 본 우리 고대사 이야기’라는 두터운 역사책 한 권이 들려 있다. 홍 대표가 우리나라 고대사를 동북아시아 관계사 시각에서 새롭게 정리한 책이다.
500쪽짜리 책이어서 내용을 물어보는 대신 재빨리 사이람으로 화제를 돌렸다. 왜 SNA를 택했을까.
홍 대표는 “사람과 사람, 제도와 제도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며 “SNA의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미 사이람의 SNA 솔루션과 컨설팅서비스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다음커뮤니케이션과 P&G, 화이자제약, 유니레버 등 다양한 국내외 고객을 두고 있다. 특별한 마케팅과 영업 활동 없이 얻은 성과다.
홍 대표는 사이람 창업자인 김기훈 공동대표와 손을 맞춰 사이람의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사이람이 가진 솔루션, 서비스 경쟁력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널리 알리는 것이 그의 과제다.
홍 대표는 “20년 넘게 IT업계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글로벌 IT업체, 통신기업과 협업 모델을 구현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1차적으로 모바일 오피스의 효과를 높이고,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SNA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는 구상을 세웠다.
홍 대표는 “사이람은 글로벌 IT업체 못지않은 기술과 인적 역량을 갖춘 SNA기업”이라며 “SNA와 관련된 에코시스템을 잘 구축하면 앞으로 데이터 분석 업계가 요동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당분간 역사학 공부는 접어둘 생각이다. 홍 대표는 “책을 쓰면서 내 머리에 들어있던 것의 상당 부분을 쏟아냈다. 앞으로는 사이람의 SNA사업에 매진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로 가득 채우겠다”고 말했다.
이호준 CIO BIZ+ 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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