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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Miner] 세계 무역 네트워크에서의 중국 경제 변동과 한국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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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중국발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경제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세계 무역 추세도 심상치 않습니다. 이에 한국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많은 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중국에 인접해 있고 중국과의 경제적 밀착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국제무역은 여러 나라들의 주고 받는 관계이고 생산밸류체인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전체를 구조적으로 들여다 보기 전에는 무엇이라 확언하기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3년 전에, 2015년 상반기 세계무역 자료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분석을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면 의외로 독일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시사점을 도출한 적이 있었지요

 

 

2015년 세계무역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본 국가 간 관계 분석 결과 보기 >>

 

 

이번에도 그러할까요?

그리고 2018년 세계무역네트워크에는 어떤 구조적 시사점이 있을까요?

 

이를 위해 2015 년과 같이 한국무역협회가 제공하는 2018년 세계 240개 국가 간 수출입자료(K-stat//stat.kita.net)를 이용하여 240x240의 매트릭스를 구성한 뒤, 이를 입력자료로 하여 다시 한번 NetMiner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2018년 국가별 GDP World bank(data.worldbank.org)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세계 무역 네트워크 맵

 

‘2015년 분석에서 세계 240여개 나라가 무역 거래를 하지만, 네트워크 속성상 중심부와 주변부 국가로 나뉘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3년이 지난 이번 분석에도 중심부와 주변부 현상은 마찬가지여서, 그 분석 과정 상술은 피하고 전체 모습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몇 개의 네트워크 맵(Spring Map) 만을 그려 보았습니다.

 

먼저, 2018<120억불 이상(월평균 10억불 이상)> 수입한 나라들 간의 네트워크 맵(Spring Map)입니다.

‘2015 분석에서 월평균 10억불 이상으로 분석한 것과 비교하기 위해 상정한 수치입니다.

 

넷마이너에서  ‘Spring 2D Kamada & Kawai’ 기능을 이용했습니다.  

 

 

61개 나라가 중심부를 이루며 상호 연결되어 있군요.

 

‘2015년 자료분석에서는 53개 나라가 중심부를 형성했는데, 2018년에는 다소 증가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들 중심부 형성 국가 몇 개의 경제권역으로 나뉘어 있음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1) 한국*일본*미국*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권, (2)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권이 그것입니다.

여기에 중국이, 중동 및 아프리카 여러 나라와 연결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2015년 자료분석과는 다르게 눈에 들어 옵니다.

 

여기서 잠깐 2018년 세계 10대 수출국과 수입국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양쪽을 비교하면, 중국*독일*한국*일본 등 4개 나라가 수출을 훨씬 더 많이 하는, 다시 말해서 국내소비규모 이상의 생산시설을 갖고 다른 나라에 물건*서비스를 팔아 돈을 벌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역흑자규모: 중국666m$, 독일318m$, 한국101m$, 일본67m$, 4개국 흑자총액=1,152m$)

 

그런데 무역적자국인 미국*영국*프랑스의 적자규모를 모두 더하면 총 1,105m$가 되는데, 위 무역흑자 총액 1,151m$ 96%에 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영국*프랑스가 자국 생산량 이상을 소비하고 있는데, 부족분을 빚내서 중국*독일*한국*일본 등지로부터 수입한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다른 측면도 있겠습니다.

 

하여간 미국의 America First, 영국의 Brexit, 프랑스의 마크롱 개혁 등 2020년 현재의 모습들은, 세계적 규모의 수출*수입 구조에서 파생된 것임을 느끼게 합니다.

 

이번에는 국가별 수입규모를 위의 4배인 <480억$ 이상>으로 하여, 핵심 무역국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넷마이너에서 Link threshold를 조정하면 쉽게 아래와 같은 네트워크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5개 나라가 등장하여 네트워크맵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전 61개 나라의 네트워크맵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세계무역구조를 짐작해 볼 수 있군요.

 

미국은 캐나다*멕시코 등 북미국가를 산하에 두고 있고(1823년 미국의 먼로선언이 연상됩니다), 독일은 오스트리아*체코*폴란드 등의 나라와 연결되어 있습니다(1930-40년대 독일의 레벤스트라움/게르만 생활권이 연상됩니다).

 

여기에 중국은 호주*러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의 중심국으로 위치해 있고, 일본은 미국*중국*한국과, 한국은 일본의 관계망에 더해 베트남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과 베트남은 중국의 양 날개에 해당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나라로, 중국과의 역사적 변동관계가 유사하여 주목됩니다.

 


 

세계 무역 응집 그룹

 

이제, 화제를 바꾸어 어떤 나라들이 긴밀하게 응집되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분석은 ‘2015년 자료분석에서도 수행되었기에, 2018년 자료 분석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상호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넷마이너 응집구조분석 과정은 ‘2015년 자료분석과 동일한 Analyze >>Cohesion>>Clique 입니다.

Clique는 구성원들 모두 상호연결된 응집그룹을 의미합니다.     

 

먼저 1년에 <120억$ 이상> 거래한 총 61개국을 대상으로, Clique 규모 3 이상의 분석 결과입니다.   

 총 47 clique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위의 각 Clique 구성국은 아래와 같습니다.

 

 

일단 우리의 관심을 끄는 Clique 응집지수 높은 나라들(응집지수 20 이상인, 위의 빨간색 밑줄 친 부분)을 대상으로 응집도 높은 순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Clique42(응집지수 24.414), 구성국: 독일*체코*슬로바키아
  • Clique46(응집지수 24.414), 구성국: 한국*일본*카타르
  • Clique40(응집지수 23.5), 구성국: 독일*네덜란드*스웨덴*노르웨이
  • Clique15(응집지수 20.909), 구성국: 미국*중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스페인
  • Clique45(응집지수 20.889), 구성국: 미국*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
  • Clique47(응집지수 20.824), 구성국: 독일*스페인*포르투갈
  • Clique07(응집지수 20.3),   구성국: 미국*중국*일본*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홍콩  

 

흥미로운 것은, 독일이 같은 게르만권인 체코*슬로바키아와 북유럽의 스웨덴*노르웨이 그리고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포르투갈과 상대적으로 높은 응집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경제생태계로, 독일이 유럽경제의 맹주임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유럽경제권과 동아경제권 양쪽에 걸쳐 상대적 응집도가 높고, 한국과 일본은 산유국 카타르에 높은 수준으로 함께 의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한국과 중국이 동시에 포함된 그룹(Clique1-6, Clique21-23, Clique35)의 응집지수가 12-15 범위를 형성하고 있어, 위의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덜 높게 응집되어 있군요.

 

두 번째는 1년에 <480억$ 이상> 거래한 나라 총 25개국을 대상으로 한, Clique 3 이상의 분석결과입니다.

8개의 Clique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응집도의 그룹은 응집지수 67.143 Clique5, [독일*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로 구성되어 있군요.

위 결과에서 서구권 국가들을 제외하면, 응집지수 50.571 Clique4와 응집지수 49.474 Clique3이 눈에 띱니다.

각각 [중국*한국*베트남] 그리고 [미국*중국*한국*일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년에 <480억불 이상>의 큰 규모로 무역하는 25개 나라들 중, 응집도가 높은 이 경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일찍이 통화스왑을 체결한 중국과 한국, 그리고 작금에 그것을 체결한 중국과 일본의 조치가 이해되는 대목인데, 중국에서 대규모 경제적 변동이 일어난다면, 한국과 베트남 경제에 어떤 정도로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더보기

참고로 Clique은 링크의 방향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In-Degree(수입)만을 기준으로 한 위의 분석이 국가 간 응집 정도를 판단하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듯합니다.

예를 들어 수출*수입이 70:60인 두 나라(합계 130)와 수출*수입이 100:10(합계 110)인 두 나라의 상대적 응집강도는 달리 판단되어야 할 듯한데, 이 글의 취지가 Buying Power를 기준으로 한 영향력 파급에 있기에 이를 무시하고 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응집구조 분석의 잠정 결론

 

‘2015년 자료분석에서는, Clique 응집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으로 [중국*스페인*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영국]이 도출되었었습니다.

여기에는 미국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중국 경제가 흔들릴 경우 독일을 매개로 하여 서유럽 경제권이 먼저 출렁거릴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았었는데, 공교롭게도 이후 독일 경제가 많은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하이난 항공이 대주주로 있었던 독일 최대의 상업은행 도이체방크의 몰락이 그 단면이라 하겠습니다.

 

3년 정도 시간이 지나서 2018년 무역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분석해 본 결과, 중국과 서유럽의 밀착성이 낮아진 반면, 중국과 동아시아 간의 응집성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거칠게 추론하면, 그 동안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 충격을 독일과 서유럽국가들이 먼저 흡수했고, 그 여파가 근래 동아시아로 넘어오는 중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글로벌밸류체인(GVC)의 관점에서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가 분산되었기에, 한국경제는 나름 큰 충격 없이 국면관리를 해 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 들어 중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합니다.

중국과의 무역응집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의 일대일로 상에 있는 이탈리아와 이란에서 그 영향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전염병이 초래한 경제적 파장이 새로운 변수가 되어 기존의 미중 무역분쟁 파장에 더해집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한국*일본*베트남은 중국과 더불어 동아밸류체인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데, 이 중첩된 파장이 앞으로 이 밸류체인을 어떻게 출렁이게 할지, 한국에는 어느 정도 충격을 가할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넷마이너에서 관심국가들을 대상으로 Ego네트워크 분석을 수행해 보았습니다.

 


 

주요 국가들의 Ego 네트워크과 밸류체인

 

Ego네트워크는 연결구조 분석의 한 종류로, 특정 노드(여기서는 국가)와 연결된 네트워크를 분석해 보는 방법입니다.

필자가 선정한 나라는 우리나라, 베트남, 독일, 일본, 중국입니다.

 

이 글 도입부의 전체 Spring 2D 맵에서 해당 국가에 커서를 두고 우클릭으로 하면 팝업 메뉴가 등장하는데, 거기서 Visualize Neighbor를 선택하면 아래와 같은 Ego네트워크맵을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각 나라는 GDP 규모에 상응하는 밸류체인을 갖는다는 사실입니다.

, 베트남은 GDP 0.25$, 한국은 1.6$, 독일은 4$, 일본은 5$, 중국은 13$에 걸맞은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서 한 국가가 성장한다는 것은, GDP가 증가한다는 것은 거래의 밸류체인이 더 많이 형성된 결과라는 상식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GDP 0.25$): 5개국으로 구성. 태국이 포함된 것이 돋보임

 

 

 한국(GDP 1.6$): 15개국으로 구성. 러시아*인도*베트남과의 관계가 주목

 

 

 독일(GDP 4$): 29개국으로 구성. 유럽국가들이 다수 포함됨

 

 

일본(GDP 5$): 18개국으로 구성. GDP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나라들로 구성. 

한국의 15개 구성국과 비교하여, 네덜란드*인도네시아가 포함, 인도가 불포함

 

 

중국(GDP 13$): 41개국으로 구성

 

 

중국의 위와 같은 내역을 좀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중국의 Top10 수출국과 수입국을 살펴보았습니다. 

참고로, 중국의 2018년 총수출액은 2.5$, 총수입액은 1.8$,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31%입니다. 

일본과는 수출입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추고 있는데 반해, 한국과 독일로부터 수입을 더 많이 하고, 미국과는 잘 알고 있듯이 막대한 무역흑자를 이루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중국의 상황을 한국의 수출입 상황과 비교하면 더욱 흥미롭습니다. 
아래는 한국의 Top10 수출*수입국 리스트입니다. 참고로 한국의 2018년 총수출액은 0.6$, 총수입액은 0.5$, GDP 1.6$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68%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의 생산밸류체인을 구동시키는 원동력의 70%가 수출입이라는 의미입니다.

 

더보기

여기서 잠깐 사족을 달자면,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는데, ‘먹고 산다는 것이 일자리와 관련되어 있기에 이는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정확하게는 수출입으로 먹고 사는 것이지요.

GDP 68%가 수출입에서 나온다는 것은, GDP 의미 그대로 일자리의 68% 수출 및 수입 밸류체인에서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원자재국가를 제외한다면, 한국은 일본과 독일로부터 더 많이 수입하여 중국*미국*베트남*인도 등지로 더 많이 수출하는 상태입니다. 수입*수출품 내역을 좀더 자세히 알아야만 하겠지만, 통념대로 한국은 일본*독일과 같은 기술주도국가와 연계되어 글로벌밸류체인에 참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수출입 내역을 함께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미국이 도출되어 나옵니다. 

한국은 일본과 독일로부터 수입을 더 많이 하고, 중국은 한국과 독일로부터 수입을 더 많이 하여 결국 미국에 상당량 수출하는 구조를 띱니다. 

이 사실에서, 소비대국 미국의 흡인력이 중국*한국*독일*일본을 어떤 식으로 견인하고 있는지, 그 밸류체인의 작동기제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중국 경제가 흔들릴 때 한국은 어느 정도의 충격을 받을 것인가라는 원래 질문을 다음과 같이 다시 해 봅니다.

즉 중국의 Ego네트워크가 급작스럽게 위축될 때, 한국 Ego네트워크는 그 충격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는가?

미국이 견인하고 있는 세계밸류체인에서 한국의 Ego네트워크는 중국 Ego네트워크의 위축 분을 오히려 대체할 수는 없을까?

 

Ego네트워크 분석을 마무리 하면서, 밸류체인의 규모의 효용성유지비용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 국가의 경제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국가의 밸류체인이 확장된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그런데 밸류체인이 확장될수록 네트워크는 더 복잡해지고, 그것을 유지*관리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증가될 것입니다.

군사적 비용은 물론이고, 공동체 구성원들을 엮어내는 정치*문화적 신뢰비용과 사회*경제적 대가가 그것들일 것입니다.

 

어느 나라의 밸류체인이 급속히 확장될 때가 융성기이고, 분절될 때가 쇠락기일 것입니다.

Ego네트워크의 확장-분절이지요. 확장은 Ego네트워크의 산출효용이 유지관리비용보다 더 클 때, 분절은 비용이 효용을 초과할 때 발생하겠지요.

 

역사적으로 제국의 흥망이 그렇습니다.

침략전쟁을 할 경우 효용이 비용보다 더 컸겠지요(네트워크의 확대).

확대된 네트워크 내에서 구성원들은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제국 밸류체인의 한 고리가 끊어지고 연쇄파급이 일으킬 때, Ego네트워크 전체는 토막 납니다(네트워크의 붕괴).

그럴 때 구성원들은 가장 기초적인 자급자족의 생태계로 순식간에 빠져들게 됩니다. 더 풍요했을 수록 더 비참하게 전락했을 겁니다.
이후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한 집단 간의 이합집산이 필연적으로 이어진 뒤, 3의 영역에서 새로운 제국이 융기하는 역사적 동태성을 보입니다.

로마, 중국(, ), 몽골, 합스부르크(스페인-오스트리아*헝가리), 오스만투르크, 소련 등이 그랬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든 제국들은 자신의 Ego네트워크의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전체 네트워크에서의 타국 대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활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현재는 어떨까요? 전체 무역네트워크 상에서, 어느 나라가 얼마만큼의 주도권 혹은 경쟁적 우위를 점하고 있을까? 미국? 중국?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네트워크 분석에서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기법이 있습니다.

 


 

주도권과 협상력: Structural Hole(구조적 공백)

 

240 x 240 나라들 간 수출입으로 형성된 세계 무역네트워크에서, 어느 나라가 가장 주도적 위치에 있는지를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간접적으로 GDP 규모나 수출입 규모로 매길 수도 있을 겁니다. 특히 수입규모는 일종의 Buying Power를 형성하는 것으로, 그런 측면이라면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미국이 단연 주도적 위치에 있는 나라라고 볼 수 있겠지만, 수출규모로 본다면 2,5$의 중국이, 1.6$의 미국보다 단연 앞선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1992년 시카고대학의 버트 교수(Ronald Stuart Burt)에 의해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누가 소통의 주도권과 협상력을 지니는지, 이를 객관적으로 판별해 낼 수 있는 Structural Hole(구조적 공백) 개념이 제시되었습니다.

 

구조적 공백이란 연결망에서 ‘구조적으로 연결이 상대적으로 드문 곳’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사회연결망분석 P.210-219, 김용학*김영진, 박영사 2016), 그 개념의 유용성 때문에, 소셜네트워크 분야뿐만 아니라 네트워크를 이루는 다양한 분야(조직학, 사회학, 경제학) 등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기에, 세계 무역네트워크에도 적용해 보았습니다.

 

사실구조적 공백이란 연결망 지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개념을 뒷받침하는 주요 관계성 지표가 개발되어 있는데, 관계의 효율성(Efficiency)과 중복성(Redundancy) 그리고 관계의 제약성(Constraint)과 위계성(Hierarchy) 등이 그것입니다.

 

더보기

기본적으로 구조적 공백 문제는 나를 중심으로 두 친구가 있을 때 그 두 친구간에 연결이 있느냐(open) 없느냐(closure) 하는 문제로부터 출발합니다. 

친구들끼리 연결되어 있으면 관계의 중복성(redundancy)이 커지고, 그러면 내 네트워크의 유효크기(effective size)가 작아지고, 효율성(efficiency)도 낮아집니다. 
친구들간의 관계는 나의 입장에서 볼 때, 없어도 되는 중복적인 관계라고 보는 것입니다. 
관계의 효율성이 크다는 것은 중복적인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관계의 중복성이 크다는 것은 나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즉 즉 친구들로부터의 제약성(constraint)이 커진다는 것으로, 상호 경쟁관계에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내가 친구들로부터 받는 제약성이 소수의 친구들에게 집중될수록 위계성(hierarchy)도 커집니다. 
위계성은 제약성의 집중도입니다. 유독 소수의 친구(또는 한 친구)가 나의 운신의 폭을 좁힐수록 위계성이 커지게 됩니다.

 

무역관계 맥락에서는 우리나라의 무역상대국들이 자기들끼리도 무역을 하고 있으면 중복성이 커지고, 유효크기는 작아집니다. 그리고 만약 우리나라가 A B에 수출을 하고 있는데, B A에 수출을 하고 있다면 B의 존재 (또는 BàA 관계)가 우리나라를 제약하는 것이 됩니다. 위계성이 크다는 것은 특정 국가에 의해 좌우되는 정도가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다소 거칠지만 위의 지표를 다음과 같이 이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fficiency 지표: 한 국가가 전체 무역 Network에서 점한 비율. 1이면 전체 네트워크를 점함
 Effective size 
지표: 한 국가가 전체 무역 Network에서 점한 유효크기. 240 국가 대상이기에 클수록 효과성 높음
 Constraint 
지표: 한 국가가 전체 무역 Network에서 당면한 중첩성(경쟁 정도). 1이면 다른 국가와 완전 경쟁 상태 
 Hierarchy 
지표: 한 국가가 특정 국가 Network 산하에 있는 정도. 1이면 다른 국가 네트워크에 완전 종속 

 

넷마이너에서 analyze>Neighbor>Structural Hole 기능을 구동하면, 세계 240여 개 나라별로 Structural Hole에 관련된 4가지 지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그 중 우리의 관심을 끄는 32개 나라들만 발췌한 뒤, Hierarchy 지표를 기준으로 내림차순 정리한 것입니다.

 

 

먼저 흥미롭게 보이는 것은, [캐나다*멕시코*쿠바] 등의 나라와, [홍콩*몽골], 그리고 [북한] Hierarchy 지표가 0.8 이상으로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그들 나라의 무역이 다른 나라 산하에 매우 높게 편입되어 있다는 것으로, 경제적 자주성이 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중 가장 주도적 입장에 있는(, 가장 덜 종속된) 나라는 독일이군요. Hierarchy 지수가 0.486149으로 가장 낮습니다.

동유럽과 북유럽 등 자신만의 경제영역을 구축해서인지 경쟁 정도도 낮아서(Aggregate Constraint 0.130775), 경쟁국인 프랑스(0.18713), 영국(0.180321) 그리고 일본(0.240159)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운신의 폭을 갖고 있군요.

 

한국과 일본은 여러모로 유사합니다. Hierarchy 지수 0.6 후반, Constraint지수 0.24-0.25 대로써, 무역네트워크 상에서의 점유 효율성이나, 세계를 상대로 한 경쟁정도면에서 서로 비슷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상호보완 관계를 갖고 한국이 일본을 뒤좇아 세계시장에 진출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지만, 거칠게 추론하면 양자는 서로 상대방의 밸류체인을 대체하거나 포섭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인도의 경우가 흥미롭습니다. 비록 GDP 2.7$로 중국(13$)과 비교하면 낮지만 그래도 세계5위의 생산력 국가이고, 인구는 14억명 전후로 중국과 비슷하며 세계무역네트워크 상에서 차지하는 지표도 중국과 유사합니다. 중국의 Ego네트워크가 위축될 때 대체 국가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겠지요.

 

이제 미국과 중국입니다.

지수를 놓고 볼 때 중국이 미국보다 다소 우위에 있군요.

세계무역네트워크 상에서의 연결 기회나 주도권 측면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그 동안 공들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국이 왜 공세적으로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지, 굳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거론하지 않아도 그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2018년 세계무역네트워크 분석 결론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사태의 파장이 얼마나 상호증폭될지, 지금으로서는 가늠해 보기 힘들어 보입니다.

 

중국 경제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는데, 이후 경착륙(硬着陸)과 같은 격변이 발생할지, 아니면 무난히 수습되어 연착륙(軟着陸) 될지는 논외로 하고, 우리 관심사항인 중국에서의 경제 변동이 주위로 어떻게 파급될지에 관한 내용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2015년 자료분석에서는 1차적으로 독일이 영향을 받는다고 예측했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에서는 한국이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응집구조 분석에서도 살펴 보았듯이, 중국*한국*일본* 베트남*미국은, 중국이 독일 매개로 서유럽국가와 응집된 것보다 더 높은 응집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무역역조로 압박을 가하는 입장이고, 일본은 중국과 무역균형을 맞추며 미국과 유착된 상태여서, 중국Ego네트워크가 급격히 출렁이면 그 1차적 영향은 온전히 한국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현재의 상식이 재확인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네트워크의 속성상, 한국Ego네트워크가 상당부분 중국의 그것과 겹친 상태에서 한국이 중국의 경제변동에 공진동(共振動) 할지, 아니면 중국이 위기조절(Damping)하는 사이 오히려 한국이 중국Ego네트워크의 충격량을 그대로 흡수하는, 즉 한국이 먼저 위기로 빠져드는 사태가 발생할지에 관해서는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어쨌거나 문제는 한국이 중국 이외 나라와 협력해 충격 최소화를 위한 공동보조를 취하거나 더 나아가 위기를 기회로 역이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08년 미국 뉴욕발 금융위기 시, 한국은 중국과의 공조로 외부 파고를 1차적으로 잘 막았을 뿐만 아니라 일부 일본Ego네트워크를 대체하며 상대적 발전을 취한 전례도 있었습니다.

 

네트워크 상에서 중국과 유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인도와의 협력, 일본Ego네트워크와의 중첩성을 이용한 공동 보조, 나아가 역으로 중국과 겹치는 한국Ego네트워크의 확장 역시 노려볼만한 일일 것입니다.

 

물론 그 구현을 위해서는 실물네트워크와 균형되게 움직여야 할 금융정책에서부터(통화스왑, 양적완화, 금리 등) 재정정책에 이르기까지 여러 전문적 방책들이 있겠지만, 본고의 논지를 넘는 것이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에 더하여 북핵위기에 코로나19사태까지 떠 맡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웃 일본보다 더 지혜롭게 처신하지 않고서는 중국발 위기를 헤쳐나가기 힘들 것이란 말로 이만 마감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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