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보도]묻힐뻔한 구미 불산사고 이슈화, SNS가 불씨 지폈다

본문

묻힐뻔한 구미 불산사고 이슈화, SNS가 불씨 지폈다

[위클리이슈①] 일반 트위터리안 문제 제기, 이외수 등 파워 트위터리안 확산


머니투데이 양정민 기자 |입력 : 2012.10.13 06:00


image
구미 불산 누출사고 인근 피해 마을인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마을의 포도밭이 바짝 말라 들어가고 있다./뉴스1(news1.kr)=김대벽 기자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는 하마터면 처음 상황 한두번 보도하곤 잊을 뻔했던 뉴스다. SNS 이용자들의 호소가 그걸 막았다. 현장에 없는 취재기자 대신 SNS가 상황의 심각성을 알려서 집중뉴스로 발제된 경우다."

지난 8일 김성준 SBS앵커가 자신의 트위터(@SBSjoonnie)에 남긴 글이다. 그의 표현대로 구미시 불산가스 누출 사고를 적극적으로 알린 것은 기성 언론이 아닌 SNS였다. 

◆ 트위터 '불산' 언급량, 이외수 언급 이후 사고 당일보다 100배 이상 치솟아 

소셜네트워크 분석업체 사이람이 자사 서비스 '소피언'을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패턴은 확연하게 드러난다. 사고 발생일인 지난달 27일 '불산' 키워드의 트위터 언급량은 총 255건에 불과했다. 1000명~1만명 안팎의 팔로워를 보유한 일반 트위터 이용자들이 사고 소식을 전했다.

29일 들어 추석연휴가 시작되면서 '불산' 키워드의 언급량은 더욱 줄었지만 전문 지식을 가진 트위터 이용자들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자신을 불산을 취급하는 실험실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한 트위터 이용자(@ruralmouse), 강태선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연구원(@DontSellLife), 환경운동연합(@kfem) 등은 불산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정부를 질타했다. 

image소셜네트워크 분석업사이람이 자사 서비스 '소피언'을 통해 조사한 '불산'키워드의 일별 트위터 언급량 추이(자료=사이람)

image
소셜네트워크 분석업체 사이람이 자사 서비스 '소피언'을 통해 조사한 '불산'키워드의 일별 트위터 언급량 추이(자료=사이람)


사고 후 일주일 가량이 지난 4일, '불산'의 트위터 언급량은 갑자기 3만 4704건으로 치솟았다. 사고 당일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전날인 3일(2198건)과 비교해도 15배 이상의 언급량이다.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소설가 이외수(@oisoo)가 '진앙지'였다. 정부와 언론의 관심을 촉구하며 그가 4일 올린 트윗 6개는 하루동안 각각 680회~2900회 리트윗을 기록했다.

사이람 김덕진 컨설턴트는 "보통 트윗이 1시간 이내에 '수명'을 다하는 데 반해 이외수씨의 트윗은 게시 4시간 이후까지도 꾸준히 리트윗되는 특성을 보였다"며 "파워트위터리안인 이씨가 불산 누출사고를 언급하면서 이슈를 확장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자 6일 문재인/안철수 두 대선후보는 캠프 트위터를 통해 사고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후보는 사고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현장에 다녀갔다.) 이후 11일 현재까지 트위터에서 '불산'의 언급량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사고 초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이후부터는 환경부 등 정부당국의 졸속대처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 이슈로 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image
소설가 이외수씨가 지난 4일 올린 트윗의 시간대별 확산 추이 그래프 (자료=사이람)










◆ 일반인이 문제 제기, 파워 트위터리안이 확산

조사기간(9월27일~10월11일) 내 리트윗순 상위 20개 트윗에는 이외수씨가 올린 트윗 6개가 전부 순위권에 들었다. 리트윗 횟수만큼 구미 주민들에게 오염물질 정화 제품을 보내주겠다며 조세환 프리랜서 PD(@tourpd)가 올린 트윗이 1,2,4,5위를 차지했다. 불산가스에 대한 지나친 공포를 경계하는 트윗 3건도 순위에 올랐다. 

트윗이 얼마나 많이 확산됐는지를 평가하는 '트위터 영향력자'로는 이외수씨가 1위, 한겨레신문(@hanitweet)이 2위에 올랐다. 기존 트위터 유명인사가 아닌 일반인(@zorrojunior, @cooldaz, @sinjinkim)도 10위권 내에 올랐다.

반면 주요 전파력자(본인이 글을 쓰지 않고 남의 글을 전달하는 역할)로는 고재열 시사IN기자(@dogsul), 문재인 대선후보(@moonriver365), 김용민 '나는 꼼수다' PD(@funronga), 개그우먼 김미화(@kimmiwha), 소설가 공지영(@congjee) 등 기존 '파워 트위터리안'들이 10위권 내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사고 직후에는 일반 트위터 이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다시 파워 트위터리안이 확산시킴으로써 이슈를 지속시키는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한편 트위터 이용자들이 많이 인용한 콘텐츠(URL기준) 상위 20건 중에는 인터넷 언론, 경북 지역신문, 팟캐스트가 상위권에 올랐다. 공중파 방송 3사와 '조중동'의 콘텐츠는 20위권 내에 하나도 들지 못했다. 이밖에도 미국의 불산누출 대비 모의 방재훈련 동영상,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이 블로그를 통해 전한 현장 사진 등이 많이 인용된 콘텐츠로 꼽혔다.


image
9월27일~10월11일 동안 트위터에서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한 주요 영향력자, 전파력자 10인 (자료=사이람)


[양정민 기자 트위터 계정 @101_mt]



MT머니투데이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