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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계열사간 출자 네트워크 분석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반도체 회로보다 복잡한’ 롯데그룹의 지분구조도가 재조명 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1]에서 알 수 있듯이 롯데그룹은 계열사간 복잡한 지분구조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롯데그룹이 수백 개의 순환출자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1] 롯데그룹의 지분구조도(2015년 4월 1일 기준)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순환출자란 한 그룹 안에서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은 A기업에 다시 출자하는 식(‘A기업→B기업→C기업→A기업’와 같이 원 모양으로 순환하는 구조)으로 그룹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합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롯데그룹의 이러한 복잡한 순환출자관계를 넷마이너를 통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먼저 롯데그룹 계열사간 출자관계를 네트워크 맵으로 그려보았습니다.
Analyze-> Connection-> All Cycle Finding -> 1-mode 네트워크 선택-> Distance Option 선택-> Run Process
[그림 2]의 네트워크에서 노드는 롯데그룹의 각 계열사이며, 링크는 계열사간 출자관계를 나타냅니다.
[그림 2] 롯데그룹 계열사간 출자 네트워크(2015년 4월 1일 기준)
이 데이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웹 사이트에서 타 기업집단의 데이터와 함께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많은 언론에서 언급하고 있다시피 문제가 되는 것은 계열사간의 복잡하고, 많은 순환출자 구조입니다. 이 순환출자 구조는 사이클(Cycle) 분석을 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는데, 롯데그룹의 경우 최대 12단계의 416개에 달하는 순환출자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표 1]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룹 경영을 관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골치 아픈 구조일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표 1] 롯데그룹 순환출자 현황
아래 [그림 3]은 12단계로 이루어진 순환출자 고리(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롯데알미늄-롯데쇼핑-롯데건설-롯데정보통신-롯데리아-롯데제과-대홍기획-한국후지필름-롯데상사-롯데로지스틱스-롯데푸드)중 하나를 선택해 시각화한 모습입니다. [그림 1]에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순환출자고리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빨간 색 링크의 연결이 사이클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링크의 웨이트(link Weight)는 출자 비율(%)입니다. 가령 롯데쇼핑㈜에서 롯데건설㈜로 나아간 링크에 적힌 숫자 1은 롯데쇼핑㈜이 롯데건설㈜의 주식 1%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눈에 보아도 계열사간 출자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3] 롯데그룹 12단계 순환출자고리
NetMiner를 이용한 시나리오 분석 |
지금부터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매우 간단한 분석적인 시도를 해본 결과입니다.
이처럼 복잡한 순환출자 네트워크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순환출자를 줄일 수 있을까요?
네트워크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은 여러 방향에서 가능하겠지만 가장 단순한 것은 노드 또는 링크를 없애거나 통합하는 것입니다. 물론 기업 네트워크에서 기업을 없애거나 통합하는 것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지만 비현실적인 단순한 가정을 전제로 몇 가지 시나리오 분석을 진행해보았습니다.
첫째, 어떤 노드를 없애는 것이 사이클(순환출자)을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까요?
매개중심도(betweenness centrality)를 계산해서 가장 중심도가 높은 노드를 없애면 어떻게 될까요?
Analyze-> Centrality-> Betweenness-> Node-> 1-mode 네트워크 선택-> Run Process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네트워크에서 매개중심도가 가장 높은 노드는 ‘롯데쇼핑㈜’이었습니다. 해당 노드를 제거하고 사이클 분석을 해보았더니 순환출자 고리수가 416개에서 33개로 줄었고, 가장 긴 사이클도 12단계에서 9단계로 줄었습니다.[표 2]
[표 2] 롯데쇼핑㈜(매개중심도 1위) 제거 후 롯데그룹 순환출자 현황
내친 김에 매개중심도 2위 노드(㈜대홍기획)도 제거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순환출자 고리는 5개로, 가장 긴 사이클도 5단계로 줄었습니다.
[표 3] 롯데쇼핑㈜,㈜대홍기획(매개중심도 1,2위) 제거 후 롯데그룹 순환출자 현황
이를 통해 내부출자관계의 매개노드가 수많은 순환출자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즉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네트워크는 소수의 핵심계열사 중심으로 다수의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는 단핵구조의 특징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노드(계열사)를 제거하는 것이 워낙 비현실적인 방법이어서, 이번에는 두 노드를 단순히 합치는 방법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물론 최근 삼성그룹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기업간 합병이라는 것이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매우 많은 이해당사자가 있고, 수많은 고려사항이 전제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역시 비현실적인 단순한 가정만 하였습니다.
매개중심도 1위(롯데쇼핑)와 2위(대홍기획) 노드를 합쳐서 네트워크를 재구성한 후 사이클 분석을 하였더니 순환출자 고리수는 416개에서 147개로 줄었지만 단계는 최대 12단계에서 11단계로 그리 많이 줄지 않았습니다. [표 4] 노드를 제거하는 것에 비해 효과는 적다고 볼 수 있지만 순환출자 고리수를 줄이는 효과는 큰 편입니다.
[표 4] 롯데쇼핑㈜,㈜대홍기획(매개중심도 1,2위) 병합 후 롯데그룹 순환출자 현황
어떤 노드를 어떤 순서로 병합하는지에 따라 사이클 수의 변화는 매우 다양하게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경영의 전략적 고려가 포함되어야 하는 지점이겠지요. 아마도 그룹의 전략담당 부서에서는 이런 시뮬레이션을 많이 하고 있으리라고 봅니다. 현실적으로는 경영전략, 재무, 주주가치 등 수 많은 변수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현실 속의 현상을 네트워크로 모델링하고, 간단한 시나리오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이 밖에도 SNA(사회 연결망 분석: Social Network Analysis)를 통한 다양한 분석이 가능할 것입니다. 더 깊이 있는 분석을 해보길 원하시는 분은 첨부된 데이터를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Written by 사이람 김강민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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